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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이매스 날짜 | 2008/09/18 17:42 조회수 | 6922
제목 전문가들이 말하는 창의력교육~~~
전문가 3인이 말하는 ‘창의력 있는 우리 아이’ 교육법
오선영 기자 | 2008-09-16 06:29:54 | 조회 : 688 | 답글 : 4 | 스크랩 : 3 | 추천 : 0
암기식 좌뇌 학습보다 내 방식 세워 우뇌 활용을
'사고치는 용감함'… 실패 두려워하면 도전도 없다


아이들은 누구나 창의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동양인, 특히 한국인들은 서양인들보다 우뇌가 더 발달돼 있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보다 뛰어난 창의성을 지녔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자라면서 우리의 창의성은 점차 무뎌진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전문가 3인의 진단을 들어봤다.



대담 참석자



박종하(38) 창의력 컨설턴트·카이스트 박사
안진훈(46) 연세대 책임교수·MSC교육 대표
오영주(53) 한솔교육 영재교육원 소장


 

▲ 대담에 참석 토론을 벌이는 박종하, 안진훈, 오영주.(왼쪽부터) / 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오영주 소장(이하 오): 창의력은 곧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말한다. 현실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떠올리는 것은 우뇌가 하는 일이다. 반면 이 해결책을 현실로 옮기는 데는 좌뇌의 지식과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창의성 교육은 주로‘우뇌교육’을 떠올리지만 사실 좌뇌, 우뇌교육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안진훈 박사(이하 안): 좌뇌의 베이스 위에서 우뇌의 창의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창의성 논의의 핵심이다. 예술 분야에서는 우뇌의 창의성, 창조경영 분야에서는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창의력의 경제성을 강조한다.


박종하 박사(이하 박): 사회나 기업에서 중시하는 창의력은 조금 다르다. 경영자들은 좌뇌, 우뇌의 지적인 능력보다‘열정’‘배짱’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더 강조한다. 예일대 스탠버그 교수는“분석지능,창의지능, 실천지능의 교집합인‘성공지능’이 사람들이 원하는 창의성”이라고 했다. 새로운 일에 자신 있게 도전하는 배짱과 열정 같은 내적 동기를 중시하는 것이다.


오: 스탠버그 교수가 말한‘실천지능’은 그 동안 많은 학자들이 간과한 부분이었다. 이전까지는 창의성은 오로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실천지능’은 아이디어를 실행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물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박:‘창의적 문제해결력’은 주어진 문제를 잘 해결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사회나 기업에서는 각자에게 원하는 창의성이 다르다. 누구는 주어진 문제를 잘 해결해내는 창의성
을 원하고, 또 다른 사람은 새로운 문제나 기회를 잘 발견해낼 것을 요구한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전혀 다른창의력이다.



사회지능도 중요


오: 최근에는 대인관계를 조절하는‘사회지능’도 창의성의 범주에 넣는다. 이 역시 우뇌의 영역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사회에서는 혼자서 일할 수 없다. 따라서 초등 단계의 창의성 교육에서는‘함께 일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인성·감성교육까지 고려해야 한다.


안: 결과적으로 어른이 되면‘우뇌의 경연장’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학창시절에는 정답을 찾아내는 좌뇌교육만 받는다는 점이 문제다. 연세대 공과대학생 120명을 조사해봤는데, 수능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들이 우뇌의 창의성은 거의 죽어있었다.


오: 생각 없이 무조건 달달 외우는 게 좌뇌식이다. 반면 외우더라도 자기 나름의 방식을 쓴다면 우뇌를 활용하는 것이다. 사실 교육에서는 우뇌, 좌뇌를 나눠선 곤란하다.우뇌가 중요하다고 해서 우뇌만 발달시키면 ‘황당한’아이가 된다. 좌뇌의 지식 베이스가 없기 때문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도 실행을 못하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수학연산과 창의력은 무관


안: 어릴 때부터 수학 연산 공부를 한 6~7세 아이들에게 임상실험을 해봤다. 연산을 잘하는 아이치고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가 없었다.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6~7세 때 연산을 시키는 것은 아이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 한창 우뇌가 활발하게 움
직일 시기에 순차기능을 쓰는 딱딱한 수리문제만 풀면 뇌가 죽을 수밖에 없다.


오: 또 다른 문제는 교육에 연속성이 없다는 것이다. 유아기에 자유롭게 뛰어 놀면서 창의력을 발달시켜도 초등학교에 들어가 좌뇌교육을 받으면서 망가진다. 유아기교육이 초등학교로 이어지지 못하고, 초등 교육이 중·고등학교로도 연결되지 않는다.


안: 초등교육에서는 아직 성적을 점수화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프레젠테이션, 프로젝트식 교육을 할 수 있다. 학생이 직접 연구하고, 분석하고, 결과를 내서 발표하는 수업이 진행되면 좌뇌, 우뇌가 모두 발달해 창의성이 절로 자란다. 그러나 우리교육에서는‘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장 확실한‘객관식평가’와‘주입식 교육’을 선호한다.


오: 미국으로 유학 간 한국 학생들은 사회과목을 가장 어려워한다. 책을 읽고 문제를 푸는 숙제를 많이 내는데, 전부 생각을 오래해야 하는 문제들이다. 답을 하려면 지식은 당연히 갖춰야 하고, 답을 녹여내는 방법도 프리젠테이션을 할 것인지, 보고 로 쓸 것인지, 그림으로 그릴 것인지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교육이 유치원부터 일반화돼 있다. 교육개발원에 근무할 당시, 이런미국 교육을 벤치마킹해‘수행평가’
제도를 만들었다. 그랬더니 이것이 '엄마 숙제’로 전락했다. 나도 밤 10시에 퇴근해 집에 갔더니 딸아이가 “내일 아침에 서로 다른 콩 15가지를 가져가야 한다”고 하더라. 그것 챙겨주느라 다음날 아침 출근도 못했다. 우리 교육은 이게 문제다.


안: 독서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지식습득의 도구로 책을 읽을 뿐이다. 학교에서도 책에‘세상은 파랗다’고 돼 있으면 그대로 가르친다. 시험도‘세상은
무슨 색인가? 답: 파란색’이라는 식으로 나올 뿐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책을 수천 권 읽어도 소용없다. 책 속에는 저자가 세상을 바라본‘파란 렌즈’가 숨어 있다. 이를 찾아내 저자와 같은 파란 렌즈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왜 세상이 파랗다고 했을까, 빨간 렌즈를 끼고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져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오: 창의성을 키우려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책 한권을 읽어도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냐를 묻고, 만약 반대상황이라면 어떻게 될 것 같은지,자신이 내린 결론이 저자의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 계속 물어야 한다. 좋은 질문은 사고를 확장시켜 창의성을 키운다.


안: 조사해보면 가장 창의적인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엄마가 옆에 앉아 책만 읽힌 아이들이다. 그러나 이런 엄마들조차도 다른 아이들은 다 학원에 다닌다는 사실에 불안해한다. 부모들의 이런‘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않고서는 창의성을 키우기 어렵다.



‘왜 그럴까’가 영재 만든다


오: 엄마나 선생님이 창의적일 필요도 없다. 한석봉의 어머니는 떡 썰기 밖에 할 줄 몰랐지만, 가장 창조적인 문필가를 길러냈다. 깊이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만큼좋은 교육은 없다.“ 왜 그럴까?”라는질문이 영재를 만드는 비결이다.


박: 학교, 가정에서 교사와 부모가 문제라면, 기업에서도 CEO의 문제가 있다. CEO는 흔히“사고치는 직원이 없다. 사고를 쳐야 뭔가 나오는데…. 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느냐”고 한탄한다. 그런데 그 회사를 살펴보면 절대 사고를 칠 수 없는 분위기다.


오: 그렇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려면‘사고를 치는’용감함이 있어야 한다. 똑같은 상황에서 유독 불편함을 느끼고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평을 나쁘게 생각하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데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법이다.


박: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했다가 크게 혼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도전하지 못한다. 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은‘혼나도 괜찮아. 크게 손해 본 것도 없잖아. 다음에는 잘 될거야’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창의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안: 역사학자 토인비는 "창조는 역경 속에서 나온다"고 했다. 아이들에게도 역경지수를 높여줘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어려운 책'을 던져주는 것이다.


오: 독서 외에 상황극을 활용해 보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동시에 대인관계도 체험할 수 있다. 간접체험과 직접체험이 섞인 좋은 교육법이다.


안: 아이들이 실제로 배워야 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리더십, 감성, 성실성, 과제집착력, 판단력 등의 비인지적인 능력이다. 이런 부분이 우리 교육에서 너무 소외돼 있었다. 아이를 새로운 환경에 자꾸 노출시켜라. 미술관에 가서 감상문 쓰고, 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것만이 체험학습이 아니다.


오: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에게 개인 시간을 줘야 한다. 소파에서 뒹굴뒹굴하며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을 매일 1시간만 주자. 이 시간만큼은 "너 뭐 생각해? 숙제 했어?"라는 잔소리는 금물이다. 이를 '창조적 게으름'이라고 한다.


안: 엄마들의 평가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아이를 평가할 때는 두 가지 원칙만 지켜라. 첫째, 아이가 잘했을 때는 보다 수준 높은 과제를 준다. 성취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둘째, 잘못했을 때는 야단치지 말고 '왜 틀렸는지' 함께 공부한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실수를 잘 참지 못한다. 하지만 실패하지 않으면 배울 수도 없다. 잘못하면 "이것도 못해!"라는 말로 좌절시키는 우를 범하지 마라. 이 두가지 원칙은 잘했을 때에도, 못했을 때에도 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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