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의 바깥벽에 그려진 피시스(Piscis) 문양을 보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피시스는 원래 ‘물고기’란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성당 건축물에서 자주 발견되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명동성당에도 피시스를 활용한 모양이 많다.(그림 1) 바닥(땅)에서 위를 향해 뻗어간 기둥들이 천장(하늘)에서 서로 만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장엄한 분위기에 옷매무새를 고치게 되고, 머리 속에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글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왜 성당에서 피시스가 강조되는 걸까?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 ‘하나님의 아들’(Son of God), ‘구세주’(Savior)를 그리스어로 바꿔 머리글자를 모으면 물고기란 뜻의 ‘익투스’(ΙΧΘΥΣ)가 된다고 한다. 결국 피시스에는 종교적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자와 컴퍼스를 이용해 그 모양을 수학적으로 만들어 보자.
먼저 선분 AB를 그린 뒤 컴퍼스를 이용해 점 A, B 각각을 중심으로 반지름의 길이가 선분 AB의 길이와 같게 원을 두 개 그려 보라. 두 개의 원이 겹쳐진 부분(아몬드 열매 모양 또는 렌즈 모양)이 피시스이다.(그림 2) 피시스를 여러 개 결합하면 아름다운 수학적 디자인도 가능하다.(그림 3)

관찰하고 추측하기
1. 명동성당은, 프랑스인 신부 꼬스뜨에 의해 설계돼 1898년 완공됐다고 전해진다. 건물 안쪽에 피시스를 이용해 기둥을 세움으로써 성당 안에 서면 더욱 경건함이 느껴진다. 이 모양을 자와 컴퍼스로 그려 보자. 앞에서 그린 두 원의 중심 A, B에서 선분 AB와 수직이 되도록 선분을 내려 그어 두 원과 만나는 점들을 E, F라 하자. 두 점 E와 F를 선분으로 연결하면 정사각형 AEBF가 얻어진다.(그림 4) 자연스럽게 피시스 반쪽과 정사각형을 결합한 모양이 만들어진다.
2. 피시스의 너비와 높이는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자. 세 점 A, B, C를 연결하면 세 변 AB, BC, CA는 서로 같게 되어 삼각형 ABC는 정삼각형이 된다. 선분 AB의 길이를 1로 놓으면 점 F는 선분 AB의 중점이므로 선분 AF의 길이는 0.5가 된다. 직각삼각형 CAF에 피타고라스 정리(평면에 그려진 직각삼각형에서 직각을 낀 두 변 길이의 제곱은 빗변 길이의 제곱과 같다)를 적용하면 선분 CF의 길이는 루트3/2이다. 선분 CD의 길이는 선분 CF의 길이에 2를 곱하면 된다.
결국 피시스의 너비가 1이면 피시스의 높이는 루트3이 된다.(그림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