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와 포스텍은 한국 이공계를 대표하는 대학이다. 공교롭게도 두 대학 모두 파격적인 입시안을 경쟁하듯 내놓았다.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려고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두 대학의 입시안을 비교 분석해 봤다.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발(發) 대학개혁이 본격화되고 있다. 2006년 7월 카이스트 총장에 취임한 후 그는 학생들에게는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부과하고 교수들에게는 철저한 인센티브제를 적용하는 등 개혁을 주도했다.
이번에 들고 나온 개혁은 2010년 입시안이다. 이날 입시용으로 변질된 수학·과학 경시대회 성적도 2010년 입시부터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고, 학생 선발을 위한 심층면접도 사교육으로 준비할 수 없는 방법으로 치르겠다고 했다.
- 입시개혁 요체는 공교육 활성화
카이스트의 변화는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서 총장은 지난 3월 5일 입시정책 개혁안을 발표하며 "사교육을 줄여 공교육을 정상화 시키면서, 미래를 이끌어갈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는 것도 위기 극복의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획일적이고 암기위주이기 때문에, 다양성과 창의성을 잃어 가고 있으며, 사교육 시장의 공룡화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카이스트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전국 일반고를 대상으로 학교장 추천과 심층면접만을 통해 150명을 선발한다. 전체 모집정원의 15~20%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이 전형은 학교장으로부터 성적에 상관없이 창의성과 리더십이 있는 과학기술분야의 열정 있는 학생 1명씩을 추천받아 선발한다. 이 전형에서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는 제외된다.
또 1차 선발된 300명을 대상으로 하 루 종일 심층면접을 진행해 최종 150 명을 선발하게 된다. 입학사정관이 직 접 학교를 방문해 학생, 담임교사, 학 교장을 면담하고 학습현장 시찰 후 학 생을 선발한다. 이 중 10%는 농산어촌 학생, 10%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우선 할당할 계획이다. 사교육을 미연에 방 지하기 위해 면접 기준은 공개하지 않 기로 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 이 아니다. 김도경 입학본부장은“카 이스트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획일적 인 교육에 대해 우려해 왔다”며“2년 전부터 심층면접을 강화한 것 또한 이 런 취지에서였다”고 전했다. 심층면접 강화는 1년여의 준비 끝에 시행됐고, 이번 개혁안 역시 2년 이상의 준비 끝 에 마련된 것이다.
또 2010학년도 입시부터 각종 경시 대회 성적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다. 경시대회는 학생들의 지적 도전을 자 극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일부 경시대회가 상장을 남발, 본래의 취지 가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 다. 또한 초등학교 때부터 경시대회 준 비에 대한 사교육이 널리 퍼져, 선행학 습 하는 학생이 상을 받는 경향이 두드 러졌다. 김 본부장은“우리 대학은 선 행학습을 통해 문제 하나 더 푸는 학생 이 20년 후에 국가를 이끌어 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시대회 성 적보다, 창의성과 잠재능력이 있는 학 생들을 발굴해 교육하는 것이 KAIST 의 임무라 판단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경시대회 반영 폐지가 올해 입시안의 가장 큰 변화”라면서도 “그러나 지난해까지도 다른 대학에 비 해 경시대회를 많이 반영하지 않았던 터라 실질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과학영재학교 선발방식도 바뀐다
카이스트 부설학교가 된 한국과학 영재학교도 학생 선발방식을 변경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다단계 테스트를 거쳐 선발했으나, 사교육으로 선행학 습을 받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학생의 창의성과 잠재력 발굴에 초점을 둬 선발하겠다 는 입장이다.
2010년도 입시에서 선행학습이 요 구되는 경시대회 성적 반영 비중을 대 폭 줄이고, 그 다음 해인 2011년도 입 시부터는 일체 반영치 않겠다는 입장 이다. 입학사정관을 영재학교에도 배 치해 농어촌에서 잠재력 있는 학생을 찾아 정원의 10% 정도를 선발토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에서 우수 교사를 초빙, 교육 및 연구실적을 바탕 으로 한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하고 카이스트 교수의 부설학교 교육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선행학습보다는 탐구 실험교육 을 강조하며, 창의성 계발 및 연구중심 으로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 다. 2010학년도부터 수학, 과학, 영어 과목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며, 외 국인 학생과 외국인 교사를 모집해 국 제화할 방침이다. 올해 안에 14명의 외 국인 교사를 초빙하고, 18명의 외국인 학생을 선발, 2010년 2월부터 함께 교 육을 받게 된다.
여기다‘과학영재교육 전문대학원’ 을 개설해 교사의 연구능력을 높이겠 다는 구상이다.‘ 과학교사연수센터’를 설치, 전국의 과학영재학교 및 과학고 교사들에게 첨단연구 실험장비를 경험 하는 단기연수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