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바퀴도 굴리고 정육면체로 하트도 만들고
과천서울랜드에 수학창의력체험관
우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은 모형으로 만든다면 어떤 모양일까. 기원전 플라톤은 정십이면체에 우주를 담았다. 불은 정사면체, 흙은 정육면체, 불안정한 공기는 정팔면체이고 물은 정이십면체였다. 물론 그건 플라톤의 생각이었을 뿐, 정답은 없다.
어떤 수학자는 정다면체의 모서리들을 깎은 모양으로 사물과 우주를 표현했고, 공예가였던 또 다른 이는 별모양 다면체를 상상했다. 깎은 정이십면체는 현재 우리가 갖고 노는 축구공 모양이다. 아이들이 수학 교과서 내용 중 가장 어려워한다는 도형을 이런 식으로 배운다면, 학생들 사이에서 ‘수학 포기’ 같은 말은 사라지지 않을까.
지난 5월 7일 과천 서울랜드에 문을 연 수학창의력체험관. 커다란 물음표가 반기는 체험관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정다면체 모형들은 수학에 대한 거리감을 조금씩 깨뜨려준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엄마가 알록달록한 정육면체 조각 7개로 인공위성, 하트, 기린 등을 만드는 ‘소마큐브’에 한창 열중해 있다. 유아나 유치원생들을 위한 정육면체 3개짜리 모형의 ‘꼬마큐브’, 평평한 조각을 이어 놓은 ‘펀큐브’, ‘조이큐브’가 어느새 공룡, 소파, 잠수함으로 뚝딱 변신한다. 체험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민수(숭실대 수학과)씨는 “아이들이 조각을 갖고 놀면서 자연스레 공간 지각 능력과 공간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831.jpg)
바퀴 모양의 틀 2개를 겹쳐 돌리며 컴퓨터 디자인으로 그린 것처럼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부스도 인기가 많다. 학생들이 종이에 자기 이름을 써서 추억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이 놀이에는 초등학교 5학년 수학에서 배우는 약수와 배수의 관계가 담겨 있다. 두 개의 톱니가 맞물려 그림을 그리다가 결국 만나는 점이 두 바퀴 수의 최대 공약수다.
이 밖에도 나무공 달리기 시합을 하면서 물고기 비늘 등 자연과 놀이기구에서 발견되는 사이클로이드 곡선의 특징을 자연스레 체험한다. 삼각기둥, 사각기둥, 원기둥으로 상자를 채우는 놀이는 분석적인 사고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준다.
기념사진을 찍는 포토 존에도 수학의 원리가 담겨 있다. 원형이 아닌 네모 바퀴의 자전거는 바퀴의 무게 중심을 수평으로 유지해주면 네모 바퀴 자전거도 굴러갈 수 있다는 원리를 알려준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퍼즐도 잘 맞추는 것 같다”며 “수학 능력을 키워준다고 하는데 학교 수업에도 반영되면 좋겠다”고 말한다.
신기한 것은 수학을 체험하는 공간에서 ‘숫자’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숭실대 수학과 황선욱 교수는 “어떤 분야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은 창의성에 의해 결판이 난다”며 “창의성을 키우는 우뇌 활동의 핵심은 ‘공간’ 사고인데 우리 교육과정은 수 구조로 치우친 면이 있어 이를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체험관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황 교수는 “사람들이 수학은 어렵다, 대학 입시를 위한 도구 과목이다, 왜 배우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살면서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합리적으로 답을 찾는 사고 과정이 바로 수학적 창의력”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참고 >